면류를 매우 좋아하는 일본인. 일본에서 라면의 인기가 높다고는 하지만 대표적인 일본의 면(麵)이라면 역시「우동」과「소바」다. 밀가루에 물과 소금을 넣어 반죽한 면이 우동, 메밀가루에 밀가루와 물을 넣고 반죽해 얇게 펴 가늘게 자른 면이 소바다.
소바는 비교적 한랭한 지역나 마른 토양에서도 잘 자라고 빨리 크는 것이 특징이다. 지금은 세계 어디에서든 구할 수 있고, 프랑스 북부지방 노르망디의「소바가루 크레페」와 같이, 그 지방의 향토요리가 된 경우도 있다. 일본에서는 나라(奈良)시대(8세기)부터 소바를 쌀과 함께 넣어 밥을 하거나 가루를 내, 경단이나 떡을 해 먹었다는 기록이 있지만, 쌀이 흉작일 때에는 귀중한 주식이 되기도 하였다. 지금과 같이 면의 형태로 된 것은16세기 후반 무렵이다.
이렇게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소바지만, 널리 보급된 것은17세기에 들어서이다. 당시, 성 건축과 대규모 도시계획이 진행되던 에도(현재의 도쿄)는 마침내“인구백만의 도시”로 성장하려는 활기가 넘치는 도시였다. 당시 도시계획사업에 일하는 사람들이나 마을사람들을 상대로 한 포장마차나 가게가 차례차례 들어섰다. 그 중에 소바를 삶아 미지근한 물에 살짝 씻은 다음, 찜통에 쪄 소스에 찍어 먹는 찜 소바가 간편한 음식으로서 크게 번성했다고 한다.
이후 소바는 출출할 때“간식”으로 에도서민에게 사랑받아왔다. 하루 이식(二食)이 보통이었던 당시로는 최고의“패스트푸드”였다고 할 수 있다. 그 후로 만드는 방법도 조금씩 바뀌어, 삶은 다음 냉수로 씻은 소바를 찜통에 담는「모리소바」나 그릇에 담아 장국국물을 넣은「카케소바」가 등장했다. 거기에 튀김, 유부, 산채나 오리고기 등을 얹은「타네모노」로 발전해 차츰 그 종류도 다양해 졌다.
현재, 일본 가정에서는 보존용으로 건조시키거나 냉동 등의 가공을 한 소바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한편, 요즘 들어 소바 만들기에 도전하는 사람도 증가하고 있다. 그리 간단하지는 않지만 스스로 갖가지 궁리를 하면서 만든 소바를 맛보는 기쁨은 각별할 것이다.
더구나 비타민B1, B2, 루틴과 코린 등을 풍부히 함유한 소바는 뛰어난 건강식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런 영양분들은 물에 녹기 쉬워, 일본에서는 소바를 삶을 때「소바끓인 국물」도 버리지 않고 마지막에 소바소스에 넣어 마신다. 이런 식습관은 단지 소바국물을 즐기기 위한 것뿐만 아니라, 실은 영양학의 입장에서 보면 매우 합리적인 지혜였던 것이다. 
|
요리는 도쿄 신바시(東京·新橋)에 위치한 수타 소바집「치쿠센(竹泉)」의 스가와라 히로시(菅原弘)씨. 소바 반죽 10년 경력의 젊은 소바 장인이다. 매일매일 다른 기온과 습도에 따라 소바가루에 넣는 물의 양을 미묘하게 조절해, 늘 맛있는 소바를 손님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