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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PPONIA 제25호 2003년 6월 15일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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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잘 갠 기모노는 타토우(疊紙)라는 두꺼운 일본종이로 싸고 기모노용 서랍에 보관한다. 직선으로 제단된 기모노는 사각으로 접으면 주름이 가지 않고 부피도 차지하지 않는다.
가운데/이불은 개어 오시이레에 넣는다. 오시이레는 일본식 방에 벽장처럼 만들어진 수납장.
오른쪽/안에 솜이 들어간 1인용 방석「자부통(座布團)」짚을 원형으로 짠 짚방석「엔자(円座)」가 발전해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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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일본식 방이 다양성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그대로 앉거나 잘 수 있는 다다미가 깔려있던 덕분이라고 할 수 있지만, 요즘은 일본식 방 전체에 깔려있는 다다미조차도 15세기경까지는 필요할 때만 방 한쪽에 깔고 필요가 없으면 다시 한쪽에 쌓아두는 식의 일본식 방석과 같은 것이었다.
또 지금은 다양한 그림이 그려진 미술품으로서 감상의 대상으로 여겨지고 있는 병풍도 원래는 칸막이나 바람을 막기 위한 가구이다. 용도에 따른 공간을 만들어 내고, 장식도 되면서,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접어 한쪽으로 치워 놓을 수 있어 요긴하게 쓰였던 것이다.
이처럼 일본인은 예부터 사용한 물건을 깨끗하게 접어 놓거나 포개 놓는 등 정리하는 습관을 가져왔으며 이러한 생활습관, 생활문화를 배경으로 작게 접어 정리하는 다양한 도구가 만들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예를 들면, 일본에서 만들어진 뛰어난 발명품 중에 하나인 접는 부채는 일반 부채와는 달리, 접을 수 있는 기능이 있어 휴대와 보관에 편리해 12세기경부터 중국에 수출되어 유럽에까지 널리 알려졌다고 한다.
기모노는 개어 수납하기 좋은 대표적인 물건이다. 직선재단으로 만들어진 기모노는 접으면 부피가 작고 구겨지지 않기 때문에 장롱이나 서랍에 많이 넣어둘 수 있다. 또한 작은 과자꾸러미부터 긴 술병, 부피가 큰 이불까지 무엇이든 쌀 수 있는 후로시끼(風呂敷, 보자기)는 가방과는 달리 작게 접을 수 있는 만능천이라 할 수 있다.
「작게 접어 크게 쓴다」는 일본인의 뛰어난 발상을 활용한 최첨단 과학기술을 소개하면, 1997년 우주과학연구소의 로켓에 의해 쏘아 올려진 전파 천문위성「하루카」의 전파망원경에 탑재된 기술이다. 전파망원경의 파라볼라안테나는 직경 10m의 대형 구조물이다. 이것을 어떻게 우주공간에 가지고 갈지 연구를 거듭한 결과, 이 안테나를 작게 접어 로켓에 싣고 가, 우주공간에서 안테나를 펼치는 데 성공했다.
접고 쌓아 정리하는 갖가지 기술. 일본의 지혜로운 수납기술은 일본의 생활과 전통을 배경으로 발달해 지금도 일용품에서부터 최첨단 과학기술에 이르기까지 활용되고 있다. NIPO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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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안테나 전개실험 모습. 안테나는 작게 접을 수 있도록 스타킹처럼 매우 가느다란 금속망으로 만들어져, 펼치면 직경이 10m나 된다. (사진제공/우주과학연구소)
오른쪽/전파천문위성「하루카」가 우주에서 전파망원경인 파라볼라안테나를 펼친 모습의 상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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