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PPONIA No. 40 March 15,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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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가와이이?!


당신은「가와이이」라고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그것은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패션 등 대중적인 일본문화를 상징하는 말, 경제를 움직이고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고, 인간관계를 원만하게 만들어 주는 마법의 말이다. 일본사람이 매일매일 말하고 듣고 있는 이 말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일본의 가와이이(귀여움)는 심오하다?!

출석자●이시하라 소우이치로(石原壯一郞, 칼럼니스트), 오바타 카즈유키(칼럼니스트),
칸노 카요코(菅野加代子, 에디토리얼 디자이너) 구성●츠치야 코우메이(土屋弘明)

옷을 갈아 입힐 수 있는 인형 리카짱. 1967년 이후 누계로 약 5,000만개가 팔렸다. (사진=요미우리신문사)

이시하라   일본에서는 뭐든지 귀엽다는 이 한마디로 표현해 버리는 상황이 있지요. 예를 들면, 패션모델 에비짱1, 스모선수인 다카미 사카리(高見盛)2, 개그맨인 언걸즈3 를 모두 같은 차원에서 귀엽다라고 말해 버립니다. 저는 그것이 재미있는 점이라고 생각하는데요. 하지만 원래 귀엽다라고 하는 것은 아기나 동물을 보고 사용하는 말이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점차 사용범위가 넓어지면서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지게 되었지요. 하지만 아기를 귀엽다라고 하는 것과 헬로 키티를 귀엽다고 말하는 것은 비슷한 의미인 것 같아요.

칸노   네, 헬로 키티도 도라에몽도 모두 2등신으로 둥글둥글하면서 귀여워요.

오바타   귀여운 것이 잘 팔린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완구 제조업체이지요. 소비자의 시점에서 보면 귀여운 것은 백화점 장난감 매장에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건 바로 동물 봉제인형이었지요. 그리고 1967년에는 일본 오리지널 제품으로 여자아이들의 동경의 대상을 우상화시킨 리카짱 인형(4페이지 사진)이 발매되었지요.

이시하라   리카짱이 좋아서 구입했던 마음과 헬로 키티를 귀엽다고 생각해 구입한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그 20년 동안에 무슨 변화가 일어난 것일까요?

오바타   헬로 키티의 경우는 장난감이 아니라 패션이잖아요. 유년기에 헬로 키티를 귀엽다고 느꼈던 사람이 성인이 되어서도 숨김없이 헬로 키티가 귀엽다고 표현할 수 있는사회 분위기가 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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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로움이 귀엽다를 낳았다?

이시하라   어른이 귀엽다라고 하는 말을 아무 거리낌없이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은 그렇게 오래전 이야기가 아니지요. 성인 여성이 무엇이든지 귀엽다고 말하거나, 사장님의 안경이 귀엽다고 하거나, 직장상사의 볼록 나온 배를 귀엽다고 한다거나 그것이 연상의 남자를 칭찬하는 말이 된 것은 최근 10년 사이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칸노   자신이 귀엽다고 생각하는 것을 솔직히 귀엽다라고 말해도 괜찮은 상황이 되었습니다.「마음속으론 생각하더라고 말로는 표현하지 않는다」라는 미의식과 가치관이 무너진 것이지요.

이시하라   그렇지요. 옛날에는 연상이거나 윗사람에게 귀엽다라고 말해서는 안 되는 가치관이었습니다. 말하고 싶지만 참아야만 했지요. 왜 참아야만 했을까요?

오바타   인간은 기본적으로 성장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는 사고방식과 사회적인 압력이 있습니다. 그 배경에는 경제적으로 성장하려고 하는 목표도 함께 있었구요. 그런데 일본이 어느 정도 풍요롭게 되었을 때, 지금보다 더 이상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동기부여가 약해져 버렸습니다. 그러한 점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시하라   그것은 샐러리맨 사회에서도 비슷하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나이가 몇 살이 되더라고 사람들 모두가 각자 성장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런데도 최근에는 언제까지나 젊은 채로 있는 것이 중요시 되거나 가치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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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이이」의 뒷이야기

「가와이이」가 넘쳐나는 일본에서 자녀를 키운다는 것의 의미

글●오바타 카즈유키(칼럼니스트)   사진●츠치야 코우메이(土屋弘明)

장난감 판매매장에는 귀엽고 예쁜 캐릭터 상품이 빼곡하게 진열되어 있다.

청춘 시절에「가와이이」의 맹공격을 받은 나(42세)는 현재 3살배기 아이를 가진 부모로「귀여운 것」에 둘러싸인 생활을 하고 있다. 장난감뿐만 아니라 아이 옷도 아이용 식기도 문방구도 모두「귀여운」캐릭터 그림이 그려져 있다.

그런 생활, 솔직히 말하면 조금 지겹다. 하지만 아이용품 매장의 대부분이 그런 취향의 제품이어서 어쩔 수 없이 사지 않을 수 없다. 캐릭터가 없는 제품을 부모가 열심히 찾아, 사오더라고 할아버지, 할머니가「귀여운」물건을 사서 보내온다.「귀여운」제품을 선물로 준 친구들의 마음 씀씀이에도 일일이 거부할 수는 없다. 일본의 부모로 살아가려면 우선「가와이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

나는「귀여운」상품을 순순히 귀엽다라고 받아들일 수 없는 타입의 인간이다. 귀여운 동물이라면 어릴 적부터 많이 키워왔지만 「귀여운」상품은 원하지 않는다.

동물은 자연의 일부이다. 얼핏 보면 귀엽지만 자세히 관찰하면 무섭거나 위험하거나 인간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존재이기도 하다. 그러한 깊이 있는 자연물에 대비해서「귀여운」상품은 어디까지나 인공물이다. 아무리「귀여움」의 완성도가 높다고 하더라고 그것은 어차피 누군가의 머리 속에서 조립된 기호의 집적물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좋고 나쁨이 아니라 가능하면 우리 아이에게는 자연 쪽의 가치를 전해주고 싶다. 하지만 우리 집은「귀여운」나라 일본의 중심인 도쿄에 있기 때문에 주위에 자연다운 것은 전혀 없다. 그래서 나는 거실에 어항을 두고, 시골의 강에서 잡은 붕어를 넣었다.「귀여움」포위망에 대한 아주 작은 저항이다. 우리 아이가 작은 어항 속의 대자연을 지켜보고 있는 모습을 유감스럽게도 한번도 본 적이 없다. 붕어는 너무 소박한 것 같다. 포기하지 말고 다음 대책을 세워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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