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어서 오세요．정성껏 손님을 모시는 나라에

호텔 세탁소가 상징하는 서비스의 핵심

키아누 리브스와 기타노 다케시가 함께 출연한 헐리우드 영화 『JM』에서 진흙투성이가 된 키아누가 이렇게 말하는 대사가 있다．「도쿄 제국호텔에서 드라이 클리닝한 셔츠를 입고 싶어」

「도쿄 제국호텔에서」라고 하는 부분은 제국호텔의 단골손님으로 알려진 키아누의 애드립이었다고 했다던가．

그리고 또 하나．제국호텔의 세탁소라고 하면 어느 한 노신사를 잊을 수가 없다．그 노신사는 뉴욕에 거주하는 사람으로，일년에 한 두번정도 일본을 방문할 때마다 제국호텔에서 머무는데 항상 많은 양의 셔츠를 가지고 온다．물론 그 셔츠들은 체크인을 하고 나서 바로 세탁소에 맡겨진다．

제국호텔은 1910년대에 미국의 건축가 프랑크 로이드 라이트에게 구 본관 「라이트」관의 설계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그것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당시의 지배인과 친척이었던 그 노신사를 알게 되었다．그러나 돌아가신 그 노신사에 대한 추억이라고 한다면，프랑트 로이드 라이트의 에피소드보다 그 노신사분이 이야기했던 말씀이 생각난다．

「왜 제국호텔까지 일부러 셔츠를 가지고 오냐면 뉴욕에는 쓸만한 세탁소가 없기 때문이지요」

노신사가 체크인하면 세탁소는 보통때와는 달리 전시태세로 돌입，산처럼 많은 양의 셔츠더미를 맞이했다고 한다．그리고 제국호텔의 세탁소 담당자와 그 노신사에 대해 이야기했을 때 그 담당자가 했던 말도 잊을 수 없다．

「이제야 다시 세탁하지 않아도 될 만큼 만족하시게 되었지요」

환하게 웃는 얼굴이었다．

유독 셔츠에 까다로운 노신사，그리고 최고의 기술과 성실한 자세로 임하는 호텔직원．바로 여기서 제국호텔이 가진 정말로 제국호텔다운 「일본식 대접」의 모습을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키아누 리브스도 그러한 제국호텔이기 때문에 그 애드립을 했을 것이다．

(1) 임페리얼층에 있는 차분한 분위기의 스위트룸．이 층에 상주하는 게스트 어텐던스(2)의 일은 국빈，각국의 왕족，각료，기업 최고경영자와 같은 VIP에게 서비스 하는 것．엘리베이터를 타려고 다가오는 손님앞에서 서비스를 하는 동작이 매끄럽다．기모노 복장으로 맞이하는 것도 손님에 대한 서비스중 하나．

숨어있는 공로자들이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일본에는 료칸이라고 하는 독자적인 스타일의 숙박시설이 있다．그 때문에 일본 호텔의 장점은 료칸에서 제공하는 일본식 대접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하지만 실제로는 일본 호텔의 진짜 실력이야말로 세탁소의 에피소드가 상징하듯 오히려 성실하게 무대뒤에서 일하는 숨은 공로자들이라고 생각한다．

제국호텔에서는 세탁 업무를 호텔이 직접 운영하는 공장에서 세심하게 서비스를 하는 것처럼，호텔내에 가구，비품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즉시 수리하는 「시설부」라는 부서가 있다．이곳에는 목공，도장，전기，배수，심지어 용접 전문가까지 항상 대기하고 있다．해외의 호텔과 비교했을 때 일본호텔의 뛰어난 점 중 하나로 이처럼 신속하게 처리하는 수리 서비스를 손꼽는 사람도 많으며，제국호텔이 바로 이런 서비스를 실천하고 있다．

그러한 제국호텔을 오케스트라로 비유하는 사람은 현재 사장인 고바야시 데쯔야(小林哲也)씨이다．제국호텔은 세계일류호텔들이 가맹하는 리딩 호텔스 오브 더 월드(The Leading Hotels of the World)라는 조직의 회원사로，객실수가 1000개가 넘는 규모는 그 중에서도 예외적이라고 할 수 있다．작은 규모가 고급호텔의 조건이었던 시대에도，이 정도로 큰 규모이면서도，아니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제국호텔만의 장점을 살려나가면서 일본을 대표하는 호텔로 계속 자리하고 있다．앞서 말한 기술자 등은 작은 규모의 호텔에서는 감히 둘 수 없는 숨겨진 공로자일 것이다．

웅장한 교향곡 중에 단 한번의 ‘칭’ 을 울리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트라이앵글의 존재야말로 제국호텔의 진면목이다．

본관지하에 있는 세탁소는 「직공」들의 활기가 넘쳐난다．매일 평균 2천점이나 되는 세탁물을 꼼꼼히 점검하여 초스피드로 일이 진행된다．얼룩에는 약품을 발라서 (2)그 위에 증기를 뿌려 (1)세심하고 정성스럽게 제거한다．단추가 떨어진 옷에는 구비해 두고 있는 단추(3)를 달아 놓는다．훌륭한 마무리(4)는 헐리우드 스타가 보증할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