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깊은 곳에 살고 있는 거대한 메기가 몸을
움직일 때 지진이 일어난다 」고 옛 일본인들은 진짜로 믿고 있었다. 그 결과, 에도시대 후기(17~19세기
중반)에 대지진이 일어날 때마다 여러가지 『메기그림 』이 그려졌다.
그렇다면 지진과 메기와는 과연 언제부터 어떤 형태로 연관되어 온 것일까?
현재 알려진 바에 의하면, 지진과 메기에 관련된
가장 오래된 기록은 16세기 일본을 통일한 토요토미
히데요시(1536 〜 98)의 편지이다. 만년의 히데요시는 교토의 후시미에 새로운 성을 쌓으려고 했다. 이
때,교토의 행정과 치안을 담당하던 교토 행정관에게 「후시미성의 건설에 있어 메기대책을 확실히 하라 」는 편지를 보냈다.이는 1592년의 일로서 “메기대책 ”이라는 것은 지진에 대비한 대책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서신기록에서 이미 16세기말에 지진메기라는 개념이 존재하고 있던 것을 알 수 있다.
메기와 지진과의 관계는 하이쿠 시인, 마쓰오 바쇼 (1644~94년)의 작품에도 등장한다. 1678년에
출판된 『에도산긴 』에는 다음과 같은 하이쿠가 실려있다.
이는 문하생인 지

과 주고 받은 시로, 지

이 대지진을 승천하는 용에 비유해 미화한 것에 대해 토세이
(바쇼)가 용이 아니고 메기는 아닐까라며 조롱하는
대목이다.
메기그림이 인쇄물로 대량으로 나돌게 되는 것은,
19세기 중반의 일로 특히 1855년에 발생한 에도지진
이후에는 200 〜 300종류의 메기그림이 출판되고 있다. 이는 바로 풍자와 해학의 세계로, 지진을 일으킨
메기에게 벌을 내리거나 메기그림으로 지진을 막는
부적으로 삼거나 그 중에는 메기를 통해 지진으로 세상을 개혁하는 것으로 찬미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연출해내고 있다.
이처럼 메기와 지진이 밀접한 관계를 가졌던 배경에는 아마도 예부터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메기가 이상한 행동을 보여왔다는 사례가 전해졌기 때문일 것
이다.
실제로 에도지진직전에도 메기가 활발히 움직였다고 하는 보고가 『안세이겐분시 』에 실려 있다.
어떤 사람이 강에 뱀장어를 낚으러 갔다가 메기만
잡히고 뱀장어는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 그래서 그
사람은 「메기가 활개를 치면 반드시 지진이 일어난다 」는 전설을 떠올리고 집으로 돌아가 지진에 대비
하자 그날 밤 정말로 큰 지진이 일어났다고 한다.
1923년 관동대지진 당시에도 도쿄 무카이지마의
연못에서 몇일 전부터 메기가 활발히 움직였다든가,
지진전날 카나가와현 쿠게누마의 연못에서 메기가 물
통으로 3통이나 잡혔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러한 역사상 사실에서 메기가 지진의 전조를 감지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실제로 메기를 키우며 실험을 해 본 학자도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메기의 행동과 지진발생과의 관계에 어떠한
인과관계가 있는지 과학적인 입증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메기는 연못이나 늪의 바닥에 사는 물고기이기 때문에, 아마도 지진전에 땅속에 흐르는 전류의 미세한 변화를 느끼고 행동이 활발해지는 것은 아닐까
라고 추측되는 정도이다.
메기뿐만 아니라 지진에 따른 동물들의 이상행동은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지만, 향후 연구가 진행된다 하여도 지진을 예측할 뚜렷한 지표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