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제75회 장편애니메이션 아카데미상을 수상한『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으로 일본의 애니메이션은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전부터 일본 애니메이션은 일본작품이라는 것이 알려지지 않은 채 세계각국에서 방영되어, 전세계 어린이들에게 즐거움을 주었고, 90년대에 들어서는  전세계에 일본 애니메이션의 열성팬이 생기기 시작했다. 미국에서는『우주소년 아톰』이나 『스피드레이서』등 초기의 TV애니메이션은 이미 옛날의 그리운 영웅이 되었다.『알프스소녀 하이디』나 『캔디』가 유럽에서 방영되었으며, 스페인에서는『마징가Ｚ』가 90％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한 전설도 있다.『캡틴 츠바사』로 축구에 매료되었다는 축구선수의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고, 재작년에는 독일에서 방영된『세일러문』의 선풍적인 인기로 독일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붐을 일으키기도 했다.

『동짜몽(도라에몬)』이나『드래곤볼』은 아시아 각국에서 디즈니에 버금가는 지명도를 갖고 있다고 한다.

또 오오토모 카쓰히로(大友克洋)의『아키라』, 시로우 마사무네(士郞正宗)의『공각기동대』 그리고『신세기 에반게리온』등, 근미래를 그린 사이버펑크적인 애니메이션은『매트릭스』를 비롯한 영화세계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게임과 함께 출시된『포켓몬스터』가 미국에서 대히트했던 것이 기억에 새롭고, 지금도 수많은 애니메이션이 수출되고 있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매주 50~60여개 이르는 애니메이션이 끊임없이 제작되고 있다고 한다.

왜 일본에서는 이렇게 애니메이션이 발전했는가? 그리고, 지금 새롭게 주목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을 얻기 위해서는 애니메이션에 원작을 제공하고 있는 만화의 저변확대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고, 세계 각국의 사정에 따라 변환하기 쉬운 애니메이션이라는 형식으로 일본 만화가 갖는 줄거리의 세계와 캐릭터를 폭넓게 전파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제２차세계대전 이전부터 마사오카 겐조(政岡憲三), 세오 타로(瀨尾太郞)와 같은 작가에 의해 일본 애니메이션은 제작되었다. 그리고 전후 토에이도우가(東映動畵)의『백사전(白蛇戰)』으로 시작된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은 디즈니의 명작을 답습함으로써 예상을 뛰어넘어 전세계에 개봉되었다. 그러나 디즈니의 명작과는 달리 독자적인 연출방법을 확립하고 독창적인 캐릭터와 스토리로 뛰어난 현대 일본 애니메이션의 기초를 만든 것은『우주소년 아톰』으로부터 시작된 TV애니메이션이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동경한 테쓰카 오사무(手塚治蟲)는 TV애니메이션「아톰」을 제작할 때, 셀화의 장수를 줄이고 동일한 액션을 반복사용하는 등, 그림에 생명을 불어 넣는 애니메이션의 미학으로 줄거리와 드라마를 효율적으로 보이도록 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제작비를 줄여 공급을 유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아이디어를 사용해 움직이지 않는 그림을 움직이도록 보이게 하거나 짧은 쇼트를 겹치게 하는 등, 연출을 통해 독자적인 영상을 구축하게 되었다.

『우주소년 아톰』의 대히트는『철인 28호』『8맨(에잇맨)』등, SF애니메이션 시대를 만들었다. 캐릭터상품의 개발, 스폰서와의 제휴 등, TV애니메이션의 시스템도 정리되어 갔다. 1960년대 당시 애니메이션의 대부분은 만화를 원작으로 한 것이었다. SF애니메이션에 이어 소녀용『요술공주 새리』순진한 귀신이 주인공인『귀신Q타로』, 진정한 야구인을 동경하는 야구소년을 그린『거인의 별』등 많은 히트작이 나오는 등, TV애니메이션은 만화를 모체로 다양화되었다. 이렇듯 일본애니메이션은 인기만화가 TV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면서 폭넓게 정착했다. 이와 동시에 저연령층까지 폭넓게 볼 수 있는 TV애니메이션은 만화동인지의 부수확대에도 힘을 실어 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