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나자와 여행을 친구들에게 말하면 반드시 듣는 말이다.
그렇다. 가나자와는 여행자들을 매료시키는 볼거리들이 많다.
혼슈 중앙부의 일본해 연안에 있는 이시카와현의 현청 소재지 가나자와는 전국시대 무장으로서 활약한 카가번의 번주(번을 창설한 사람)인 마에다 도시이에(前田利家) 가 1583년 가나자와성에 온 이후, 마에다 가문이 14대에 걸쳐서 융성했던 지역이다.
대대의 번주가 산업의 육성, 특히 공예에 힘을 쏟아 도자기, 칠기, 염색과 직조 등, 이 지역만의 독특한 공예문화가 꽃을 피웠으며 또한, 바다와 산에서 나는 특산품으로도 유명해 번주가 거주하는 가나자와에는 특히 세련된 식문화가 발달되었다.
그 음식과 공예품을 찾아 11월 초, 겨울준비를 막 시작한 가나자와를 방문했다.
JR가나자와역을 나와, 우선은 가나자와의 부엌격인 오우미쵸시장으로 향했다. 170여곳의 점포들이 들어서 있는 오우미쵸시장은 신선한 생선과 과일, 그리고 일용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품들이 팔리고 있다. 새벽시장은 요리인 에서부터 현지의 주부, 관광객들로 만원을 이룬다.
「왕 꽃게잡이가 해금되었습니다」, 「쌉니다. 싸! 알뜰 구매의 기회예요」라고 하는 위세 좋은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익혀낸 지 얼마 안 되는 새빨갛게 물든 꽃게가 전구 아래서 그 빛을 한껏 자랑하고 있다. 달콤한 냄새와 「아저씨, 좀처럼 없는 기회니까 한번 먹어보고 가세요」라는 말 한마디에 끌려, 신선한 왕꽃게 한 점을 건네 받는다. 씹을 때마다 게의 단맛과 바닷가의 향기가 입 안으로 퍼진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맛이다. 일본해의 거친 겨울 파도에 단련돼, 물이 오른 방어, 명태, 새우, 성게 등도 산처럼 쌓여 팔리고 있다. 옆의 야채매장에는 긴지소우, 겐스케 무,카가 연근 등 가나자와 특산의 각양각색의 야채가 줄줄이 늘어서 있다.
이렇듯 신선한 바다와 산에서 나는 재료가 있기에 카가요리는 한층 더 그 맛이 각별한 것일 것이다. 하지만 카가요리는 「단순히 맛만 좋은 요리가 아닙니다」라며 사이 카와의 한적한 곳의 요정 스기노이의 부사장, 고시자와 게이타(越澤 慶太)씨는 말한다.
스기노이의 상에 놓여지는 해삼의 내장 등을 사용한 진미, 소금에 절인 방어와 순무를 누룩에 절인 카부라즈시, 꼬막조림, 구이요리, 조림요리....모두가 정성을 다한 맛과 섬세한 장식이 맛은 물론이고 보는 이의 눈도 즐겁게 해 준다. 요리뿐만 아니라 정취 있는 일본 가옥과 다다미방에서 바라보는 아름다운 정원도 일품이다.「자택과 같이 편안하게 쉴 수 있으면서도 자택에서는 맛보실 수 없는 감동을 드리고 싶다」고 고이자와(越澤) 씨는 말한다.
또, 카가의 섬세한 칠기와 색이 선명한 사기그릇 등이 하나가 되어 요리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그렇듯 카가요리는 그릇과 함께 조화를 이루어야 비로서 완성이 되는 것이다.
그럼 그릇은 어디서 만들어지고 있을까? 노마치에 있는 구타니 코센가마를 찾아가 보았다. 시내에서 유일하게 회전원반(녹로)로 모양을 만들어서 초벌구이하고,채색에 이르기 까지 모두 수작업으로 사기그릇을 굽는 곳이다.
고사이라 불리는 적, 황, 녹, 자주, 감청의 색을 「과감하게 사용한 것이 특징」이라며 5대손 도시오카 고이치로(利岡光一郞)씨가 녹로를 돌리는 손을 잠시 쉬며 말한다. 도시오카씨는 대학에서 도예를 배우고 약 2년 전, 가업을 계승하기 위해 돌아왔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마을의 상징인 가나자와성과 일본 3대 정원의 하나인 켄로쿠엔을 향했다.
몇 번이나 낙뢰와 화재의 피해를 입은 가나자와성은 훌륭한 돌축대와 18세기 후반에 재건된 이시카와몽 이외에 예전의 모습이 남아 있는 것은 거의 없다. 지금은 공원으로서 시민의 휴식처가 되어 있다.
이 이시카와몽을 지나 켄로쿠엔 으로 향했다. 17세기 후반부터 약 170년의 세월과 번의 막대한 재력을 투여해서 만들어진 정원이다.
꼬불꼬불 구부러진 수로와 기복이 큰 지형 속에 언덕을 배치해 커다란 소나무와 등불 등이 액센트를 이루고 있다. 때마침 가나자와의 겨울의 대표적 풍물인 유키츠리가 정원의 나무들에 설치되어 있었다. 눈 무게에 견딜 수 있도록 나무 꼭대기에서 가지 하나하나를 줄로 매달아, 기하학적인 아름다움을 보여 준다. 미의식을 항상 잊지 않는 가나자와 사람들의 탐구심이 여기에도 담겨 있다.
가나자와는 곧 눈으로 채색되는 긴 겨울을 맞이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