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밝아지기 시작할 무렵, 정상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앞으로 조금만 더. 하지만 여기서부터 힘들기 시작했다. 신고고메에서 정상이라 생각했던 곳이 사실은 하찌고메(3,250m)였다. 하찌고메를 지난 부근에서부터 황량한 풍경이 이어졌다. 꽃과 풀도 없어지고 경사도 가팔라지고 용암과 자갈이 발걸음을 잡았다.
100kg에 가까운 체중을 지탱하던 다리가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여기에 피부를 태울듯한 강한 햇살이 혹독하게 내리쬐고 숨이 차서 땀이 끝없이 흐르기 시작했다. 나나고메를 출발할 때 1 ℓ나 있던 물이 바닥이 나고 마침내 나는 뒤쳐지기 시작했다.
아사마다이샤의 와타나베 신(渡 邊 新)이란 구지(신사의 우두머리 신관)가 「104살에 정상까지 오른 할아버지가 있었죠 」라는 말에 마음이 찔리고 후회와 한심함까지 느껴졌다.
큐고메(3,460m)에서 물을 보충하고(500ml 펫트병 1개 500엔. 물이 매우 귀하다)잠깐의 휴식을 취했다. 그러자 갑자기 주위가 약간 노랗게 보이는 것 같은 기분이 들더니 「그건 고산병입니다. 천천히 오르시는 것이 좋겠어요 」라며 우연히 지나가던 아저씨가 충고를 해주었다.
2시간에 걸쳐 마침내 아사마다이샤 오쿠미야의 도리이가 서있는 후지노미야 구찌의 정상(3,720m)에 도착했다.
올려다 보니, 하늘 높은 곳으로 날아가야만 하는 비행기가 바로 옆에서 날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드디어 일본에서 가장 높은 곳에 도착한 것을 실감하게 된다. 구름 바다에서 인간세계의 모습을 볼 수는 없었지만 위로는 푸른 하늘이 끝없이 펼쳐지고 있었다.
정상의 뒤편에는 분화구가 펼쳐져 있다. 빨려 들어 갈 것 같은 붉은 빛을 띤 갈색의 커다란 분화구가 입을 벌리고 있었다. 기온은 약 5℃, 물끄러미 분화구를 바라보고 있자니 땀이 식기 시작하면서 추위가 느껴져 왔다. 수분 후,두통과 피로가 극에 달해, 후지노미야구찌 정상을 뒤로 하고 마치 굴러가듯이 정상을 내려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