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고 가벼운 준비운동을
마친 후 천천히 산에 오르기 시작했다.
로쿠고메(2,490m)까지는 40분
정도의 거리로 경치를 즐기면서 완만한 길을 올라가는데, 등산로에는
쓰레기가 하나 없이 온다테 등의
고산식물이 곳곳에 피어 있었다.
산을 내려오는 사람들과 마주칠 때마다 웃는 얼굴로 인사를 주고 받는다. 가족동반과 노인들, 외국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후지산을 즐기고 있었다.
나나고메(3,010m)까지는 약 2시간. 경사가 제법 심해지지만 아직 발걸음은 경쾌하기만 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산기슭을 기어가는
것 같던 안개가 전면을 뒤덮기 시작했다. 순간, 시야는 좁아지고 조금 전까지 앞에 걷고 있던 사람이
눈앞에서 사라져 버렸다. 숨을 헐떡이며 서둘러 길을 재촉했다. 그렇게 수십 분 후, 첫날밤을 지낼
산장 「원조 나나고메 」에 드디어
도착했다. 이른 저녁식사를 끝낸
후, 바깥의 경치를 바라보면서 나오는 말은「상쾌함」그 한마디. 나나고메는 3,010m의 높이로, 구름
위에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새벽 4시가 조금 지났을 무렵「해돋이입니다. 일어나세요」라며 산장 종업원이 깨우는 소리에 잠이
덜 깬 눈으로 밖으로 나갔다. 하늘은 아직 어두워 입김이 하얗게 보일 정도였다. 물끄러미 하늘을 바라보고 있자니, 오렌지 색으로 빛나는 햇살이 어둠 속을 뚫고 나오기 시작했다. 동쪽으로 보이는 호에이잔의 능선이 붉게 물들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