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PPONIA 제41호 2007년 6월 15일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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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먹겠습니다   요리로 보는 일본문화

미꾸라지 전문점「코마가타 미꾸라지」가게 앞을 장식하는 노렝(포렴). 일본에서도 운이 좋다고 하는 홀수 3글자인「도제우」라고 쓰고「도죠우」라고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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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시대(18세기)의『와칸산사이즈에(和漢三才圖繪)』에 그려진 미꾸라지. 10개 정도의 입주변 수염이 유머러스하다.

미꾸라지는 깊은 진흙속에서 사는 민물고기이다. 몸이 가늘고 길죽하고 표면이 미끈미끈한 것이 장어와 비슷하다. 몸 길이는 약 12cm정도로 작고, 입주변 수염을 기른 유머러스한 얼굴이 특징이다. 예전엔 논이나 실개천에서 쉽게 잡혔지만, 요즘에는 농약으로 인한 오염과 농지 구획정리로 인해 자연산 미꾸라지가 급감, 근년에는 대부분이 양식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오래전부터 미꾸라지를 음식으로 먹었지만, 서민들의 음식으로 가장 사랑받게 된 것은 에도시대(17~19세기)에 이르러서이다. 이 즈음에 고안된 다양한 미꾸라지 요리를 맛볼 수있는『코마가타 미꾸라지』(도쿄 아사쿠사)를 찾아보았다.

도쿄에서 몇 안되는 미꾸라지 전문점중에서도 에도시대의 풍취가 가장 잘 남아있는 이 가게가 문을 연 것은 1801년. 나무로 된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가면 에도 시대의 술집을 연상시키는 다다미 방에 낮은 탁자과 방석이 나란히 놓여져 있어 자못 고풍스럽다. 미꾸라지를 통째로 일본 된장국에 넣고 끓인「미꾸라지국」, 자른 미꾸라지와 가늘게 썬 우엉을 넣고 계란을 얹어 씌운「야나가와전골」도 그 맛이 일품이지만, 미꾸라지 통째로 그 맛을 즐기려면 역시「미꾸라지 전골」을 추천한다.

주문하자 마자, 먼저 숯불이 담긴 작은 화로를 가져온다. 그 위에 미리 익힌 미꾸라지가 담겨있는 얕은 냄비가 올려지고, 바로 그 앞에 파와 조미료 등이 담긴 통과, 국물이 담긴 병을 가져온다. 이 파를 미꾸라지 위에 듬뿍 올려 끓을 때까지 기다린다. 한번 끓인 것이라서 국물이 보글보글 끓어 오르면 바로 먹을수 있다. 기호에 따라 고춧가루와 산초가루를 뿌리고 국물이 졸아들면 주전자에 있는 장국을 마저 붓는다.

부드럽게 익은 생선살이 입 속에서 흐물흐물 부셔져 미꾸라지 뼈와 머리도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다. 민물고기 특유의 냄새가 없는 담백하고 산뜻한 맛이다. 진한 맛의 장어가 밥과 잘 어울린다면, 미꾸라지의 담백함은 일본술과 궁합이 아주 잘 맞는다. 미꾸라지 전골에 술을 마시고, 마지막으로 달짝지근한 된장으로 만든 미꾸라지 국과 밥으로 마무리하면 미꾸라지 요리의 매력을 다 맛볼수 있다.

이 음식점 앞에는「미코시(일본전통축제에 등장하는 신을 태우는 가마)를 여유있게 기다리는 동안, 미꾸라지 국을 훌쩍 마신다」라는 구문이 쓰여져 있다. 이 구문을 읊은 구보타 만타로(久保田万太郞, 1889~1963)는 아사쿠사에서 성장해, 서민들의 정서를 희극과 하이쿠로 표현한 명인이다. 5월 중순에 아사쿠사신사에서 열리는 산쟈축제(三社祭) 때에는 미코시를 멘 많은 사람들로 거리는활기를 띄며, 초여름에 산란기를 맞아 뼈가 부드러워지고 맛이 오른 미꾸라지 역시 제철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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