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PPONIA 제44호 2008년 3월 15일 발행

TOP

특집sp_star.gif니혼슈로 건배!

일본인과 술

글●고이즈미 다케오(小泉武夫, 도쿄농업대학 교수)

ph

노송 나무로 만든 한 홉들이 되에 담긴 니혼슈. 마스(枡)라고 하는 되는 원래 계량기였지만, 술 그릇으로도 쓰인다.(사진제공=AFLO)

japanese

술은 인류가 만들어낸 즐거운 문화 중 하나다. 어떤 민족도 대개 술의 문화를 가지고 있고, 사람들은 그 문화에 자긍심과 동경심, 친근함과 로망을 느끼면서 오랜 역사를 키워왔다. 일본인도 오랜 옛날부터 주식인 쌀을 원료로 하여, 명수(名水)를 술담그는 물로 하여, 기후 풍토를 교묘하게 이용하면서 누룩 곰팡이로「니혼슈(日本酒): 일본술의 한 종류로 쌀을 주원료로 하여 양조한 술」를 만들어왔다. 다행히도 일본은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동 아시아의 가장 동쪽에 위치한「태양이 뜨는 섬나라」로, 또한 근세에 이르기까지 오랜 동안 외국과는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으로도 단절에 가까운 상태로 있었기 때문에, 니혼슈는 다른 문화의 영향을 받지 않고, 일본인 독자적으로 생각한 대로 키워져 왔다. 그러한 의미에서 니혼슈는「일본인에 의한 일본인을 위한 술」이라고 말할 수 있다.

japanese

신의 술에서 인간의 술로

니혼슈는 정백미를 누룩 곰팡이의 힘으로 녹이면서, 동시에 효모가 알콜을 생성하는, 세계적으로 그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기술을 구사하여 만들어지는 양조주이다. 그리고, 일본어로「술(사케, 酒)」이라고 하면 니혼슈를 의미할 정도로, 생활속에 뿌리내린 전통적인 알콜 음료이다. 그 기원에 대해서는 확실하지 않은 점이 많지만, 최초로 니혼슈가 탄생한 배경으로, 신들에 대한 신앙이 있었다는 것은 틀림없다. 술의 신은 동시에 벼농사의 신이자, 수확의 신이기도 하여, 거기에서 신과 술과 민중이 일체가 된 수확의 신사(神事)도 많이 전승되어 왔다. 술은 신과 인간을 이어주고, 이어서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모든 신사 제례, 농경 의례, 관혼 상제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된 것이다.

8세기 초엽에 쓰여진『하리마노쿠니후도키(하리마국의 풍토, 산물, 문화에 관해 적은 기록)』에서는, 니혼슈의 특징인 쌀누룩을 사용한 술 제조가 대단히 오래전부터 이루어지고 있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또한, 10세기 초엽의 법률서『엔기시키(서기 927년 일본 왕실 법도)』에는 궁중에서의 술 제조법이 적혀 있어, 이 때 이미 현재의 제조 방법의 원형이 완성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후, 술 제조는 궁중에서 서민의 손으로 전해지고, 16세기 중반에 기록된 승려의 일기에는 그 당시까지 있었던 탁주가 아닌, 요즘의 형태에 가까운 투명한 청주가 등장하고 있다.

19세기 후반에 서양 근대 과학이 도입되자, 경험과 감에 의존했던 술 제조에, 과학적, 미생물학적인 접근이 이루어져서 제조 기술의 진보는 더욱 가속되었다. 한편, 외국인 기술자는 한결같이 니혼슈의 제조법의 교묘함에 놀라워하며 절찬했다. 그중에서도 술의 살균 방법이 세균학자인 파스퇴르(1822-1895년)가 개발한 저온 살균법과 같은 방법이고, 게다가 파스퇴르보다 300년 이상이나 앞서 있었다는 것을 경탄하며 받아들였다. 이후에도 술의 과학은 하나 둘 해명되어 양조 기술은 향상되어 왔다.

japanese

세계에서 가장 독한 술

그런데 니혼슈에는 세계의 술과 비교해서 놀랄만한 사실이 몇가지 있다. 우선 제일 먼저, 세계에서 알콜 도수가 가장 높다는 점이다. 이렇게 말하면 많은 이들이「아니다. 위스키나 브랜디, 소주나 중국의 마오타이주가 훨씬 알콜 도수가 높다」고 반론할 것이다. 확실히 이들 술은 니혼슈의 2배나 3배나 알콜 도수는 강하지만, 그것은 사람의 손으로「증류」하여 알콜을 농축했기 때문이다. 증류공정전인 거르기 전의 위스키는 6%, 거르기 전의 브랜디조차도 10%, 마오타이주는 5%전후의 알콜 밖에 포함하지 않지만, 거르기 전의 니혼슈의 알콜은 무려 22%에나 달하니까, 다른 술이 아무리 높다한 들 니혼슈에는 한참 못미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니혼슈만이 고농도 알콜을 포함할 수 있을까. 그 이유는 우선, 니혼슈 양조의 최대 특징은 누룩 곰팡이의 이용에 있다. 누룩 곰팡이가 찐 쌀 위에서 번식해서 쌀 누룩이 될 때, 미량의 특수한 복합 단백질(지방과 단백질이 결합한 지질 단백질)을 만들고, 그 성분은 알콜 발효를 지배하는 효모에 강한 활성을 주어서, 언제까지나 발효를 지속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다른 한가지 이유는, 누룩 곰팡이의 효소가 원료인 쌀의 전분은 분해해서 포도당을 만드는, 이른바「당화작용」과 효모에 의한「알콜 발효」가 거르지 않은 술 속에서 동시에 병행되기(평행복합발효) 때문에 이 발효 방식으로 인해서 알콜이 매일 서서히 증가되어서 알콜 도수가 마침내 20%에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다.

japanese

미생물이 만드는 복잡한 향기와 맛

니혼슈가 세계의 어떤 술 보다도 탁월한 술이라고 할 수 있는 두 번째 이유는 곰팡이, 효모, 세균이라고 하는 자연계의 3대 미생물을 잘 구사해서 정교한 솜씨로 술을 만들었다고 하는 점이다. 술, 위스키, 브랜디, 보드카, 진, 데킬라, 럼 등 그 어떤 명주를 만드는데 있어서도 거기에 사용된 미생물은 효모뿐이지만 니혼슈는 누룩 곰팡이에서 쌀누룩을 만들고, 유산균으로 밑술을 안전하게 이끌어, 효모에 의해서 알콜 발효를 한다. 이러한 3대 미생물의 응용은 니혼슈를 만들었던 일본인의, 세계에서 가장 훌륭하고 위대한 지혜인 것이다.

니혼슈가 세계에 자랑하는 세 번째 점은 술을 만드는 성분의 복잡함이다. 술의 향 성분, 깊은 맛이나 단 성분, 색 성분을 전부 합치면 무려 600성분 이상이나 되며, 이것은 니혼슈의 향이 다른 술에서 그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독특하다는 것을 잘 나타내고 있다. 위스키와 브랜디는 평균적으로 400개의 성분, 맥주와 와인은 500개의 성분 전후로 니혼슈만이 압도적으로 많다. 니혼슈는 그 정도로 치밀하고 매우 섬세한 술인 것이다.

japanese

니혼슈 문화

이처럼 일본인들의 선조와 함께 걸어온 니혼슈는 탄생에서 장의에 이르기까지 인생의 모든 행사를 통해서, 일본인 한 사람 한 사람의 생애에 늘 곁에 있는 술이기도 하다. 그리고 마시고 취하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사회적인 약속, 계약 등을 표현하는 역할을 해왔다. 또, 일상 생활속에서 니혼슈의 마시는 법과 니혼슈에 대한 생각들은 식문화의 독자성을 구축했을 뿐만 아니라 커다란 영향을 끼쳐왔다. 그 예로 다양한 술안주와 술그릇(술잔과 술병)이 있고, 거기에「술을 데운다」라고 하는 술을 따뜻하게 데워서 마시는 고유의 음주법이다. 이러한 것들은 일본인이 이 술에 대해 얼마나 애착과 긍지를 가지고 접해 왔는지를 잘 알 수 있다.

japanese

NIPPONIA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