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PPONIA 제42호 2007년 9월 15일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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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생활

오키나와에서 디자인의 새바람이 일어나다

자비에 무란 (Xavier Moulin)

글●토리카이 신이치(鳥飼新市)   사진●이케다 쓰요시(池田 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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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 이즈미 씨, 아들 아키라 (明) 군과 테라스에서


정원에 있는 그물 침대에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일을 한다.

오키나와 본 섬의 남부에 위치한 난죠시(南城市) 치넨(知念). 산호초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작은 언덕 위에 서있는 세련된 집 한 채. 에메랄드빛 바다가 보이는 거실, 싱그러운 열대식물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테라스와 침실. 집안 전체로 살랑살랑 불어 들어오는 바닷바람. 오키나와의 풍요로운 자연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설계된 주택이다.

이 집의 주인이면서 직접 설계한 자비에 무란 씨(38세)는, 패션에서 가구, 건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이다. 맑은 날에는, 작업도구인 노트북 컴퓨터 하나만 들고 정원으로 나와 흔들거리는 그물침대 위에 기대어 일을 한다.

「저는 바다를 너무 좋아해요. 가끔 배를 타고 무인도에 가서 와인이랑 치즈로 여유 있는 런치를 즐길 때도 있어요. 이게 바로 돈도 안 드는 최고의 사치지요」

그도 그럴 것이, 자비에 씨는 어렸을 적부터 바다와 함께 자랐다. 남부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교사였던 부모님의 근무처를 따라, 이곳 저곳 이사를 다녔다. 초등학교 시절은 카리브해에 있는 작은 섬에서, 중고등학교 시절은 브르타뉴 지방의 작은 항구도시에서 살았다.

대학교는 파리에서 디자인을 전공했다. 밀라노의 한 회사에 취직, 거기서 일본인 이즈미(泉) 씨를 만나 결혼했다. 부인의 부모님을 만나기 위해 1999년 처음으로 일본 땅을 밟게 되었다. 그 때 봤던 도쿄와 교토는 자비에 씨의 마음을 크게 흔들었다.

「오래된 절 옆에 현대적이고 화려한 빌딩이 들어서 있거나, 도심 곁에 자연이 있었어요. 거기에서 “카오스”를 느꼈어요. 오랫동안 카오스를 테마로 한 도시 디자인을 연구하고 있던 중에, 머리 속으로 그려왔던 모습이 바로 눈 앞에 나타난 것이었죠」

프랑스로 일단 귀국하긴 했지만, 머리 속은 온통 일본 생각뿐이었다. 「정말이지, 완전히“일본병”에걸려 버린 거였지요」(웃음)

이듬해에 다시 일본을 방문, 2003년에는 여행으로 찾은 오키나와에 다시 한눈에 반해버리게 되었다.

「단번에, 여기에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여기가 바로 내가 있을 곳이라고 ……」

오키나와에는 자비에 씨가 어렸을 때 살았던 카리브해와 같은 아름다운 바다가 있다. 독특한 문화도 있고, 자연의 생명력도 넘쳐 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곳 사람들이 너무 좋다.

지금은 오키나와의 여유롭게 흐르는 시간 속에서「슬로우 라이프」를 테마로 한 작품을 만들고 있다. 우리들의 집도, 우리들의 생활도, 모두가 작품의 하나라고 한다.

「오키나와에는 여러 나라 사람들이 살고 있어요. 그 중에는 디자이너도 많아요」

최근에 오키나와에 사는 외국인 디자이너들과 함께 네트워크「제로」라는 모임을 결성했다. 서로 다른 재능을 가진 사람들과의 모임에서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하며 여러 분야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일의 영역이 넓어지기도 한다.

자신이 사랑하는 이 땅에서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자비에 씨는 끊임없이 모색하고 있는 중이다.

왼쪽 위 / 자비에 씨의 작품, 작은 사다리를 붙인 수납가구「up and down」 물건을 넣거나 뺄 때에 기존의 시점과 다른 눈으로 세상을 보자는 것이 컨셉이다.
오른쪽 위 / 거실도「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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