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PPONIA 제40호 2007년 3월 15일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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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나와 온천 지역(鐵輪溫泉鄕)의「조롱박온천」앞에서

일본생활

온천 마을을 영어로 안내

죠엘 데칸트 (Joel Dechant)

글●다카하시 히데미네(高橋秀實)
사진●아카기 고이치(赤城耕一)

japanese

공동탕「지고쿠바루(地獄原)온천」. 100엔을 내면 누구라도 이용할 수 있다.

마을 곳곳에서 온천수 증기가 모락모락 피어 오른다. 규슈 북동부에 위치한 오이타현(大分縣) 벳부시(別府市)는 일본에서 최대 용출량을 자랑하는 온천지이다. 아름답게 펼쳐진 산과 바다에 둘러싸인「벳부 팔탕(別府八湯)」이라고 불리듯이 다양한 종류의 온천수질을 즐길 수 있는 것으로 예로부터 일본인에게 사랑받아 왔다. 그리고 최근에는 이곳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도 증가하고있다.

죠엘 데칸트씨(28세)는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관광가이드 자원봉사자이다. 이곳을 찾아 온 외국인들에게 영어로 온천여행을 안내해주고 있다.

「저는 “활기찬 마을 만들기”가 좋아요. 마을 사람들과 힘을 모아 지역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싶어요」

유창한 일본어로 말하는 죠엘씨. 이 지역 료칸(旅館)이나 기념품가게 입장에서도 정말로 든든한 존재이다. 죠엘씨는 미국 펜실베니아주 태생. 피츠버그대학에서 우연히 일본어 수업을 선택한 것이 계기가 되어, 일본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일본어는 정말 재미있어요. 특히 4자성어가 재밌죠. 짧은 단어속에 의미가 함축되어 있으니까요. 공부하면서 놀라움의 연속입니다」

대학교 3학년때 교환유학생으로 처음 일본에 오게 되었다. 교토에서 1년간 학생생활을 보내고나서 미국으로 돌아와서 대학을 졸업했지만, “일본에 더 있고 싶어서” 다시 일본을 찾았다. 오사카에서 영어회화 강사를 하면서, 이듬해 JET프로그램(외국의 청년들을 초청하여 어학지도 등을 하는 사업)에 응모하였다. 국제교류원이라는 자격으로 가고시마현(鹿兒島顯) 마키조토쵸(牧園町)에 부임했다. 초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거나, 벼룩시장을 기획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서「마을 만들기」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3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벳부시에 있는 리츠메이칸 아시아태평양대학에 직원으로 취직했다. 이 대학은 재학생의 약 40%, 총장을 비롯한 교원의 약 반수가 외국국적자라는 특이한 학교인데, 이 곳이 우연히도 온천지였던 것이었다.

「어느 호텔 주인과 이야기하는 사이에, 영어 관광가이드를 해보지 않겠냐고 부탁을 받았어요. 그때까지 영어로 관광안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고 하고 저도 재미있을 것 같아서」

당장 호텔 주인과 함께 마을을 돌아다니며, 온천수의 수질, 절의 유서, 지명의 유래 등에 관해 물어보며, 죠엘씨가 영어로 번역해서 CD로 녹음했다. 그것을 통근시간에 들으면서 모두 암기했다.

「예를 들면, 벳부에는 그 옛날, 귀신이 있었다고 전해지나봐요. 귀신이 곤봉을 땅속에 묻고, 그 곤봉손잡이에 붙어 있던 철고리만 겉으로 나와 있다. 곤봉을 빼냈더니 거기에서 온천이 나왔다고 하여 “칸나와(鐵輪)온천”. 미국에는 옛날이야기나 전설이 적기 때문에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게다가 온천은 이 지역 사람들에게는 생활의 현장이기도 하니까 배움의 길에는 끝이 없습니다」

현재, 온천 근처에 있는 맨션에서 일본인 부인과 두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직장인 대학에서도 유학생들에게 온천 다니기를 추천하고, 휴일에는 두 아들과 함께 이 지역에서 주최하는「스탬프러리(각 온천에 입욕하고나서 스탬프를 모으는 것)」에 참가하는 온천삼매경에 빠져 있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참고로, 죠엘씨가 안내하는 가이드는 약 2시간반. 그 중 하일라이트는「지옥찜」요리체험이다. 이것은 온천에서 뿜어나오는 증기를 이용한 아궁이에 고기나 야채 등의 재료를 넣고 쪄내는 것. 고온에서 쪄내기 때문에 식재료가 원래 가진 맛을 빼앗기지 않아 대단히 맛있게 완성된다.「사용하는 식재료는 생선회를 제외하고는 뭐든지 OK!」라는 것이 이곳에서 통하는 농담이라고 한다.

죠엘씨가 가장 좋아하는 4자성어는「一期一會」. 사람과의 만남을 소중히 여긴다는 것이다.

왼쪽  명물인 니쿠만쥬(고기만두)를 만드는 가게. 온천의 증기로 찐다
오른쪽  여러 나라에서 방문한 사람들에게 칸나와를 안내하는 죠엘씨(사진 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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