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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PPONIA 제18호 2001년 9월 15일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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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일본 여행안내

쿠니사키(國東)·벳푸(別府)

「부처의 마을」에서「지옥」까지

글●후루이 아사코(古井麻子)
 사진●오오모리 히로유키(大森裕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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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니사키반도의 쿠마노마애불.자연 암벽에 새겨진 후도묘오(不動明王)는 높이 8m로 일본국내 석불중 최대급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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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서 비행기를 타고 서쪽으로 1시간30분쯤 가면 큐슈섬의 북동부에서 세토나이해(瀨戶內海)를 향해 돌출된 쿠니사키반도(國東半島)가 보인다.
쿠니사키반도(國東半島)는 반경 15km의 완만한 원의 형태를 띤 반도이다. 쿠니사키반도(國東半島)의 중앙에 우뚝 솟은 후타고산(兩子山)에서 수많은 산등성이와 산골짜기가 방사형을 이루며 겹겹이 펼쳐진다. 골짜기에는 계단식 논과 옛모습 그대로남은 농가가 보이고, 산골짜기에는 희귀한 모양의 바위가 우뚝우뚝 솟아 있다.그런 지형 탓에 교통편이 나쁜 지역이었지만, 오히려 그러한 불편함때문에 옛날 번성기 당시의 이곳의 전경을 그대로 남길 수 있게 되었다.
그런 쿠니사키의 특징은 오래전부터「부처의 마을」로 알려진 이 지역의 불교문화이다. 8세기부터 산 곳곳에 많은 사원이 세워지고, 절정기였던 12세기경에는 2000여명의 승려가 수행을 쌓았다고 한다. 게다가 도처에 다양한 형태의 돌불상이 지금도 남아 있어 쿠니사키반도 어디에서든 주민들의 생활과 함께 불교문화가 얼마나 화려했는지를 알 수 있다. 여행중에 어디에서든 온화한 얼굴을 한 석불과 가파른 암벽에 새겨진 마애불(磨崖佛)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쿠니사키반도 남서부에 있는 쿠마노마애불(熊野磨崖佛)도 그 중의 하나이다. 타이죠사(胎藏寺)에서 그리 멀지않은 바위산에 후도묘오(不動明王)와 다이니찌여래(大日如來)가 새겨져 있다. 높이 8m의 후도묘오(不動明王)는 석불로는 일본 최대급이다. 세련되어 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소박한 표정이 오히려 강한 어떤 힘을 느끼게 한다. 어딘지 모르게 대륙적인 모습이 있는 것은 한반도문화의 영향이라고 한다.
그 밖에 큐슈 최고(最古)의 목조 건축물로 일컬어지는 후키사(富貴寺)의 오오도우「大堂(국보지정)」와 중요 문화재로 지정된 아홉구의 불상을 소장한 마끼오오도우(眞木大堂)등, 고대 불교문화의 자취가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다.
쿠니사키반도가 있는 오이타현은 큐슈지방에서 유일하게 2002년 FIFA 월드컵의 개최지로 결정됐다. 월드컵 경기장「Big Eye」의 현관은 쿠니사키반도 동해안에 위치한 오이타공항이다. 공항에서 오이타항으로 오기 위해서는 호버크라프트(수륙양용배)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월드컵을 계기로 오이타현를 방문하는 사람은 물론, 오이타현에 오게 될 기회가 있는 사람은 반드시 쿠니사키반도와 벳푸로 여행할 것을 권하고 싶다.
벳푸로 오는 길에 옛 성곽주변의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곳이 키츠키시 (杵築市)이다. 돈대에 늘어선 무사저택이나 주변의 상점가에는 에도시대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또한 키츠키시(杵築市)에서 남서방면으로 가면 시로시타카레이「城下カレイ(가자미)」로 유명한 옛 성곽주변의 히지마찌(日出町)가 있다.옛성의 주변에 접한 바다에서 잡아올린 카레이(가자미)는 살의 두께와 쫄깃한 맛이 최고라고 한다.
히지마찌(日出町)에서 다시 남쪽으로 내려가면 일본에서 손꼽는 온천지인 벳푸가 있다.「벳푸핫토(別府八湯)」라고 불리우는 8개의 큰 온천지에는 여관과 민박, 음식점이 들어서 있고, 진흙탕, 모래탕, 찜탕 등 온천의 종류도 다양하다.
벳푸에서는 한가지 온천만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지옥순회」라는 것이 인기이다. 여기서「지옥」이라고 일컫는 것은 펄펄 끓는 온천물과 진흙, 간헐천 등 여러가지 온천의 기괴한 모습을 지옥에 비유한 것이다. 황산철로 파랗게 물들은「우미지고쿠(海地獄)」와 산화철을 함유한 진흙이 붉게 변한「치노이케지고쿠(血ノ池地獄)」 뜨거운 진흙이 보글보글 반구형의 거품을 내뿜는「보우즈지고쿠(坊主地獄)」등「지옥순회」를 해보면 우리는 지구에너지의 웅장함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벳푸의 온천 마을을 걷다 보면 관광객과는 달리 목욕통을 들고 다니는 사람을 자주 보게 된다. 이 지역 사람들은 공동온천을 자주 다닌다. 목욕을 좋아하는 일본사람들은 대개 집에 욕조를 갖고 있지만, 벳푸에서는 욕조가 없는 집들도 많다. 주변에 얼마든지 온천이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단지, 입욕뿐만 아니라 집안의 난방이나 원예의 온실 재배,물고기 양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온천이 이용되고 있다.
「온천에 들어가지 않는 날이 거의 없습니다. 몸이 피곤할 때도 온천에 들어가면 곧 피곤이 풀리지요」라며 묘반온천(明礬溫泉)에서 일하는 카가와 류헤이(香川隆平)씨는 말한다. 여행객도 온천에 들어가 보면 그 효능을 실감할 수 있는 것이라 한다.
석불도 잠시 멈춰서는「부처의 마을」 쿠니사키반도에서 갖가지 온천의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벳푸의「지옥」까지. 조용한 풍운이 떠도는 쿠니사키에서 관광객으로 북적거리는 벳푸를 보면 마치 별천지와 같다. 그러나 벳푸와 쿠니사키에도 공통점이 있다. 소박한 주민과 유유히 흐르는 시간이 그것이다.
「오이타현의 장점이라면 주민들의 소박한 마음과 늘 평화로운 곳이라고나 할까요」
여행 도중에 만났던 한 주민은 머리를 긁적이며 이렇게 대답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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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쿠니사키(國東)·벳푸(別府)
(2)오사카(大阪)
(3)도쿄(東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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