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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PPONIA 제17호 2001년 6월 15일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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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일본 여행안내

히코네(彦根)

성 아래 펼쳐지는 에도 시대의 계획 도시

글●후루이 아사코(古井麻子)
사진●오오모리 히로유키(大森裕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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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코네죠(彦根城)동북에 위치한 겐큐엔(玄宮園). 이 정원은 1677년 성주가 손님을 접대하기 위해 중국 당나라시대 현종 황제의 별궁을 모방하여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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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거의 중앙에 일본에서 가장 큰 호수인 비와코(琵琶湖)호수가 있다. 히코네시(彦根市)시는 이 비와코 동쪽 기슭에 위치한 지방도시이다. 호수 건너편 기슭에 이어진 산을 넘어서면 바로 교토(京都)이며, 해안교통의 요충지로서는 물론 17세기 이후 정치 및 군사의 거점으로 번창하였다.
그 중심이 된 것이 히코네죠(彦根城). 1603년에 착공하여 20년이란 세월에 걸쳐 건축된 뛰어난 성이다. 산 정상에 솟아있는 텐슈카쿠(天守閣, 본성의 중앙에 세운 망루)는 그 당시도 지금도 마을의 상징이다. 높은 건물이 없었던 에도 시대에는 마을 일대 어디에서도 그 멋진 모습을 바라다 볼 수가 있었을 것이다.
예전에는 신분이 높은 사람만이 성내에 들어갈 수 있었던 히코네 성이지만, 지금은 누구라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성의 입구인 오모테몬(表門)을 들어서면 우선 길고 긴 돌계단이 맞이해 준다. 몇 계단 발을 올려보고는 발 디디기가 어려워 깜짝 놀란다. 계단은 폭과 높이가 전부 다르다. “적이 공격해 와도 단숨에 계단을 올라갈 수 없도록 일부러 걷기 힘들게 만들었답니다.”한숨을 쉬어가며 올라가는 연장자인 관광객에게 안내원이 설명을 한다. 성이란 방위를 제일 목적으로 지어졌다는 것을 실감한다.
고생 끝에 올라선 망루는 아름다웠다. 검은 기와에 흰 벽, 그리고 세부에 걸쳐 입혀져 있는 쇠 장식이 볼만하다. 간소하면서도 강력한 아름다움이 보는 이를 매료시킨다. 망루에서 내려다보는 마을 모습 또한 인상적이다. 성을 중심으로 집집의 지붕이 펼쳐져 있다.
이러한 성을 중심으로 발달한 마을을 죠카마치(城下町)라 한다. 일본 전국, 성이 있는 곳에는 죠카마치가 있다. 히코네도 마찬가지다. 우선 마을 형태를 보도록 하자.
성의 핵심은 망루. 그 주위를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한 도랑이 삼중으로 감싸듯이 둘러져 있다. 안 도랑과 중간 도랑 사이에 위치하는 원형 마을에서 생활하는 것은 영주 일족과 직계 신하인 중신들. 이곳은 행정의 중심지로서 신분이 높은 사람들의 고급 주택지였다. 한편 중간 도랑과 바깥 도랑 사이인 안 마을에는 무사들, 바깥 도랑의 외부인 바깥 마을에는 최하급 무사인 보병들의 가옥이 있어 적의 침입으로부터 성과 마을을 지키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안 마을과 바깥 마을은 서민들의 생활 터전이기도하여 일반 주민들의 주택도 이곳에 있었다.
이렇게 죠카마치는 마을전체가 보루의 기능을 지닌 이른바 전쟁에 대비한 계획된 도시이다. 그 성격이 단적으로 나타나 있는 것이 도로 구조이다. 히코네 마을을 거닐어 보면 금방 느낄 수 있다. 일견 정연한 거리지만 울퉁불퉁 굽어지거나 네거리의 모퉁이가 미묘하게 어긋나 있거나 막다른 길이 많거나 하여 간단히 앞으로 진척할 수 없다. 게다가 길 폭도 좁고 앞을 내다보기도 힘들다. 이래서야 적군이 쳐들어온들 우왕좌왕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분명하다. 좁은 골목길이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어 낮선 여행자는 미아가 되기 십상이다. 또 한가지 죠카마치의 특징을 들면, 같은 직종의 사람들이 같은 구획내에 모여 산다는 점. ‘목수 촌’,‘기술자 촌’,‘대장장이 촌’이라는 촌락 명은 전국 어느 죠카마치에도 공통적으로 볼 수 있다. 히코네도 예외는 아니며, 그밖에‘기름장수 촌’‘염색집 촌’등의 옛 촌락 이름이 아직도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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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도쿄
(2)히코네
(3)오사카
(4)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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